
Master Sax 2025. 12. 01. 08:00
색소폰을 연주하다 보면 가장 스트레스받는 순간이 언제일까요? 바로 큰맘 먹고 비싼 새 리드 상자를 깠는데, 10개 중 5개 이상이 소리가 안 나는 소위 '꽝'일 때입니다. 리드는 한 장에 4~5천 원이나 하는 비싼 소모품인데, 며칠 쓰지도 못하고 곰팡이가 피거나 끝이 깨져서 버리게 되면 돈이 정말 아깝습니다.
하지만 프로 연주자들은 리드 한 장을 한 달, 길게는 두 달까지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며 사용합니다.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그 비결은 바로 철저한 '길들이기(Break-in)'와 체계적인 '로테이션(Rotation)' 시스템에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초보자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나에게 맞는 리드 호수(두께) 찾는 법'부터, 죽어가는 리드도 살려내는 '수명 2배 연장 관리법',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플라스틱 리드' 이야기까지 리드에 대한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쳐 드립니다.
1. 2호? 3호? 도대체 뭘 써야 하나요? (호수 선택 가이드)
리드 박스에 적힌 숫자는 리드의 두께와 강도를 의미합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얇고 부드러우며, 높을수록 두껍고 딱딱합니다.
초보자의 흔한 실수: "숫자가 높아야 고수다?"
많은 분들이 "3호 정도는 불어야 잘하는 거지"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무리하게 두꺼운 리드를 씁니다. 하지만 리드 호수는 실력의 척도가 아니라, 내가 쓰는 마우스피스의 오프닝(Opening)과의 궁합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피스 구멍(오프닝)이 넓으면 얇은 리드를, 좁으면 두꺼운 리드를 쓰는 것이 정석입니다.
입문자를 위한 국민 세팅 추천
- 표준 입문자 (야마하 4C 피스 기준): 2.5호 (2호 반)를 강력 추천합니다. 가장 소리 내기 쉽고 컨트롤이 편안합니다. (추천 브랜드: 반도렌 자바 그린, 다다리오 셀렉트 재즈 2M)
- 2.0호: 너무 얇아서 소리가 쉽게 뒤집어지고("꽥" 소리), 고음이 막힙니다. 호흡이 아주 약한 여성분이나 고령자가 아니라면 비추천합니다.
- 3.0호: 초보자가 불기에는 저항감이 너무 셉니다. 호흡이 받쳐주지 않으면 "쉬~" 하는 바람 새는 소리만 나고 턱이 금방 아파집니다. 구력 1년 이상 되었을 때 도전하세요.
2. 새 리드, 바로 불지 마세요! '길들이기'의 미학
리드는 갈대(Cane)라는 식물로 만든 천연 소재입니다. 바싹 건조된 상태의 새 리드를 침만 묻혀서 갑자기 세게 불면, 식물 조직이 충격을 받아 금방 탄력을 잃고 수명이 짧아집니다.
워터 큐어링 (Water Curing) 3일 작전
새 박스를 뜯으면 바로 연주하지 말고 다음 과정을 꼭 거치세요.
- 물에 담그기: 미지근한 물(생수)에 리드 3~4개를 3분 정도 푹 담가둡니다. (침보다 맑은 물이 조직 침투에 좋습니다.)
- 가볍게 불기: 악기에 끼우고 5분 정도만 작은 소리로 중음역대 롱톤을 합니다. (절대로 고음이나 강한 텅잉을 하지 마세요.)
- 말리기: 잘 닦아서 평평한 케이스에 보관합니다.
- 이 과정을 3일 정도 반복하면 리드 조직이 물을 머금고 뱉으며 안정화되어 탄력이 2배 이상 오래 유지됩니다.
3. 리드 수명을 2배로 늘리는 '로테이션' 시스템
이것이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리드 하나만 꺼내서 그게 깨지거나 소리가 안 날 때까지 쓰고 버리시나요? 이것은 최악의 습관입니다.
왜 하나만 쓰면 안 될까?
리드는 침을 먹고 마르는 과정이 반복될수록 점점 얇아지고 힘이 없어집니다. 한 리드만 계속 쓰면, 내 입술 근육이 그 약해진 리드에 맞춰집니다. 그러다 새 리드로 바꾸면 갑자기 너무 힘들고 두껍게 느껴져서 앙부쉬어가 무너집니다.
4개 돌려쓰기 (Rotation) 실천법
리드 뒷면에 네임펜으로 ①, ②, ③, ④ 번호를 적으세요. 그리고 매일 번갈아 가며 사용합니다.
- 월요일: 1번 리드
- 화요일: 2번 리드
- 수요일: 3번 리드...
이렇게 하면 리드가 충분히 건조될 휴식 시간을 갖게 되어 곰팡이가 피지 않고, 4개를 동시에 서서히 낡게 만들어서 항상 일정한 컨디션으로 연주할 수 있습니다.
4. 요즘 대세? 합성(플라스틱) 리드, 쓸만할까?
천연 갈대 리드의 관리가 너무 귀찮다면 '합성 리드(Synthetic Reed)'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대표 브랜드: 레전드, 피브라셀, 베인 등)
장점과 단점
- 장점: 수명이 천연 리드의 10배 이상입니다. 물에 적실 필요 없이 바로 불 수 있고, 곰팡이가 피지 않습니다.
- 단점: 개당 3~4만 원으로 비쌉니다. 그리고 천연 리드 특유의 따뜻하고 나무 냄새나는 음색을 100% 따라가지는 못합니다. 약간 쏘는 듯한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결론: 연습량이 많은 초보자 때에는 합성 리드 하나를 사서 연습용으로 막 쓰고, 연주나 녹음 때는 천연 리드를 쓰는 것도 아주 경제적인 전략입니다.
5. 쭈글쭈글해진 리드, 버려야 할까? (보관법)
연습 후 리드를 마우스피스에 꽂아둔 채로 방치하면 100% 곰팡이가 피고 끝이 물결처럼 쭈글쭈글해집니다. 이를 '워핑(Warping)' 현상이라고 합니다.
올바른 보관법
- 연주 후에는 반드시 마른 수건으로 리드의 침을 닦아냅니다.
- 살 때 들어있는 허술한 플라스틱 홀더보다는, 바닥이 평평한 유리판이 있는 '리드 케이스'(1~2만 원대)에 넣어 보관해야 리드 끝이 펴지면서 평평함을 유지합니다.
- 리드 끝이 살짝 쭈글거린다면, 물에 1~2분 담가두면 다시 펴지므로 버리지 마세요. 단, 검은곰팡이가 피었거나 끝이 깨진 리드는 미련 없이 버려야 합니다. (건강과 소리 모두에 해롭습니다.)
마치며: 좋은 리드가 좋은 연주를 만듭니다
아무리 명연주자라도 깨진 리드로는 좋은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리드는 소모품이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보물이 되기도 하고 쓰레기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알려드린 '로테이션' 방법만 실천하셔도 1년에 들어가는 리드 값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작은 습관이 명품 소리를 만든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다음 시간에는 초보자가 가장 맞추기 어려워하는 '음정(Intonation) 맞추기: 튜너기 보는 법과 튜닝의 정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내 소리가 반주기랑 자꾸 안 맞는 것 같다면? 다음 글이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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