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음은 잘 나는데, 고음만 가면 소리가 얇아지고 목이 막히는 느낌이 들어요."
처음에는 악기 탓인가 싶어 리드 호수를 바꿔보고, 마우스피스도 업그레이드해 보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2옥타브 '레'부터 '파#' 구간에서 소리가 빈약해지거나, 소위 말하는 '삑사리(Squeak)'가 나기 일쑤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술을 더 꽉 깨물어 보지만, 돌아오는 건 아랫입술의 통증과 더 답답해진 소리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 오늘 이 글을 끝까지 정독해 주시길 바랍니다. 단순한 요령이 아니라, 색소폰이라는 악기의 음향학적 원리와 우리 몸의 구강 구조(Voicing)를 이용하여, 힘들이지 않고도 프로처럼 풍성한 고음을 내는 '오버톤(Overtone, 배음)' 훈련법을 상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1. 왜 고음에서 목이 조이고 소리가 막힐까?
근본적인 원인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고음이 안 나는 이유는 폐활량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잘못된 성대 조절'**과 **'과 도한 교합 압력(Biting)'**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높은음'을 내야 한다고 인식하면 본능적으로 성대를 조이고, 입술 근육을 수축시킵니다. 노래방에서 고음을 지를 때 목에 핏대가 서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색소폰은 노래와 다릅니다. 악기 자체가 울릴 수 있도록 공기의 통로(Air Stream)를 열어줘야 하는데, 긴장으로 인해 이 통로를 스스로 막아버리니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 꽉 막힌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 고음역대에서 아랫입술 통증이 심해진다. (리드에 깊은 이빨 자국)
- 소리가 얇고 앵앵거리는(Bee sound) 톤으로 변한다.
- 조금만 크게 불려고 하면 음정이 뚝 떨어진다.
- 연주 후 목 구멍 안쪽이 따갑거나 뻐근하다.
이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알티시모(초고음)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턱의 힘을 풀고, 혀와 성대의 모양만으로 음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기술, 그것이 바로 '오버톤(배음) 연습'의 핵심 목표입니다.
2. 오버톤(Overtone)의 원리와 중요성
(1) 배음이란 무엇인가?
모든 소리에는 기본음(Fundamental) 외에, 그 위로 쌓여있는 수많은 투명한 음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배음'이라고 합니다. 색소폰은 원추형 관(Conical Bore) 악기 특성상 이 배음열이 매우 풍부합니다.
놀랍게도, 우리가 저음 '시 b(Bb)' 운지를 잡고 있을 때, 그 관 안에는 이미 '중음 시 b', 시 b', '고음 파', '고음 시 b', '3옥타브 레' 등의 소리가 숨어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끄집어내지 못했을 뿐이죠.
(2) 보이싱(Voicing): 혀의 마법
오버톤 연습은 손가락은 가만히 둔 채(저음 운지), 오직 혀의 높이와 구강 내부의 모양을 바꿔서 숨어있는 고음을 끄집어내는 훈련입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보이싱(Voicing)'이라고 합니다.
수도 호스 끝을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 좁게 만들면 물살이 빠르고 멀리 나가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색소폰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음을 내기 위해서는 공기의 속도(Air Velocity)가 빨라야 합니다. 입술을 무는 게 아니라, 혀의 뒷부분을 들어 올려 입안의 공간을 좁게 만듦으로써 공기의 유속을 빠르게 만드는 것, 이것이 오버톤의 기술적 원리입니다.
3. [실전] 단계별 오버톤 마스터 커리큘럼
이 연습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습니다. 매일 롱톤 연습 전, 10분씩 워밍업으로 투자하세요.
![[Image of Overtone Series Chart]
저음 Bb을 기반으로 한 배음열 악보 (1배음~4배음)](https://blog.kakaocdn.net/dna/oMzIJ/dJMcacn3GW5/AAAAAAAAAAAAAAAAAAAAAKDjN6tXavJhNLIChHYKQALAAHEzkbz7DCIUdXxqL7Hb/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RCZFM2sy1HPEYoKCdE79Hq62XnY%3D)
STEP 1. 준비 운동: 완벽한 저음 Bb 롱톤
오버톤의 재료는 '저음'입니다. 악기의 최저음인 '시 b(Bb)'을 가장 편안하고 풍성하게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저음이 잘 안 나거나 뒤집어지는 악기 상태라면, 오버톤 연습은 불가능하니 먼저 악기 수리(리페어)를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TIP: 입술의 힘을 평소의 80% 정도로 뺀다는 느낌으로, 따뜻한 입김을 악기 끝까지 불어넣으세요.
STEP 2. 제1 배음: 옥타브 위 '시 b' (Middle Bb)
운지는 계속 '저음 시 b'을 유지합니다. 이제 소리만 한 옥타브 위의 '중음 시 b'으로 뒤집어 봅니다.
- 이미지 트레이닝: 혀의 뒷부분을 살짝 들어 올리며, 발음을 "오(Low)"에서 "우(Woo)"나 "허(Her)"로 바꾼다고 상상하세요.
- 주의사항: 절대 옥타브 키를 누르거나 아랫입술을 깨물면 안 됩니다. 오직 혀의 위치 변화와 복부의 압력만으로 소리가 '핑~' 하고 뒤집혀야 합니다.
STEP 3. 제2 배음: 고음 '파' (High F)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중음 시 b 상태에서 혀를 더 높이 들어 올려 "히(Hee)" 발음을 하며 공기를 더 얇고 빠르게 쏘아보세요.
이때 '2옥타브 파' 소리가 난다면 성공입니다! 이 소리는 여러분이 평소에 사이드 키나 팜 키를 눌러서 내는 '파'보다 훨씬 굵고 알맹이 있는 소리일 것입니다. 이 느낌(목구멍이 열리고 혀가 솟은 상태)을 기억해야 합니다.
STEP 4. 매칭(Matching): 가짜와 진짜의 통합
오버톤 연습의 최종 목표는 묘기가 아닙니다. 오버톤으로 얻은 좋은 소리의 감각을 실제 연주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 오버톤으로 '고음 파'를 냅니다. (굵고 풍성한 소리를 기억)
- 그 느낌 그대로, 재빨리 정상 운지(파)로 바꿔서 봅니다.
- 두 소리의 음색 차이가 없을 때까지 반복합니다.
처음엔 정상 운지로 바꾸자마자 소리가 얇아질 겁니다. 오버톤을 불 때의 목구멍 모양을 유지한 채 정상 운지를 잡는 훈련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아! 이거다" 싶은 깨달음이 옵니다.
4. 자주 묻는 질문 (Troubleshooting)
Q. 아무리 해도 저음만 나고 소리가 안 뒤집혀요.
A. 혀가 너무 낮게 깔려 있거나, 호흡의 압력이 부족해서입니다. 혀끝은 아랫니 뒤에 붙이고, 혀의 중간~뒷부분을 천장에 닿을 듯 말 듯 들어 올려보세요. 휘파람을 불 때 음을 높이는 혀 모양을 상상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Q. 소리가 나긴 하는데 '끼익'거리는 삑사리만 나요.
A. 축하합니다! 삑사리는 배음이 터지기 직전의 신호입니다. 삑사리를 두려워해서 소극적으로 불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더 과감하게 호흡을 뱉으면서 혀의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해 보세요.
마치며: 고음은 힘이 아니라 '길'입니다
세계적인 색소폰 교육가 시구르드 라셔(Sigurd Rascher)는 "색소폰의 음역은 2옥타브 반이 아니라, 4옥타브 이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계를 넘는 열쇠가 바로 오늘 배운 오버톤입니다.
당장 오늘부터 연습실에서 시도해 보세요. 처음 일주일은 아무 소득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을 조여서 내는 고통스러운 고음에서 벗어나, 관객의 가슴을 울리는 시원한 고음을 내는 순간을 상상하며 꾸준히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색소폰 소리는 반드시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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