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주기에 맞춰 멋지게 멜로디를 연주하다가 갑자기 악보가 비어있는 '간주' 구간이 나오면 당황스럽지 않으신가요? "여기서 멋지게 애드리브(Ad-lib) 한 번 해보고 싶은데..."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막상 무엇을 불어야 할지 몰라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립니다.
즉흥 연주(Improvisation)는 재즈의 거장들만 하는 어려운 영역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프로 연주자들도 애용하는,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마법의 치트키'가 있습니다.
바로 단 5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펜타토닉 스케일(Pentatonic Scale)'입니다. 오늘부터 여러분도 '솔로 연주자'의 첫걸음을 내딛게 될 것입니다.
1. 펜타토닉 스케일이란? (마법의 원리)
'Penta'는 그리스어로 숫자 '5'를 의미합니다. 즉, 펜타토닉 스케일은 '5 음계'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도레미파솔라시도(7 음계, 메이저 스케일)'에서 가장 불안하고 까다로운 두 개의 음을 빼버린 것이 바로 펜타토닉입니다.
어떤 음을 빼나요? (4도와 7도)

'도레미파솔라시' 중에서 4번째 음(파)과 7번째 음(시)을 제거합니다. 이 두 음은 다른 음으로 넘어가려는 성질(긴장감)이 강해서, 자칫 잘못 사용하면 불협화음처럼 들리기 쉽습니다. 이 골칫덩어리들을 빼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1도 - 2도 - 3도 - 5도 - 6도)
남은 이 5개의 음은 서로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어떤 순서로 연주해도, 어떻게 막 불어도 어지간해서는 이상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펜타토닉이 '애드리브 입문 치트키'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2. 실전 연습: C 메이저 펜타토닉 정복하기
이론은 이쯤 하고, 당장 악기를 들고 불어봅시다. 가장 쉬운 'C 메이저(다장조)' 키를 기준으로 연습해 보겠습니다. (알토, 테너 상관없이 본인 악기의 운지로 '도레미솔라'를 잡으시면 됩니다.)
STEP 1: 5개 음 위치 기억하기
여러분의 악기에서 다음 5개 음의 위치를 손가락으로 확실하게 익히세요.
- C (도)
- D (레)
- E (미)
- G (솔) - '파'를 건너뜁니다!
- A (라) - 그다음 '시'를 건너뛰고 다시 높은 '도'로 갑니다.
STEP 2: 상행과 하행 연습 (길 만들기)
처음에는 순서대로 오르락내리락하며 길을 익힙니다. 텅잉은 부드럽게(레가토) 하거나 하나씩 끊어서(스타카토) 해보는 등 다양하게 시도해 보세요.
- 상행: 도-레-미-솔-라-도(높은음)
- 하행: 도(높은음)-라-솔-미-레-도
3. 이것이 진짜 애드리브! '순서 뒤섞기'
STEP 2까지는 단순한 손가락 운동입니다. 진짜 음악은 이제부터입니다. 5개의 재료(도레미솔라)를 가지고 여러분 마음대로 요리해 보세요.
가장 좋은 방법은 순서를 무작위로 섞는 것입니다.
예시) "솔-미-레-도", "라-솔-라-도-레", "미-솔-미-레"
반주기에서 느린 템포의 C 메이저 곡(예: 동요, 쉬운 가요)을 틀어놓고, 이 5개 음만 사용해서 아무렇게나 불어보세요. 신기하게도 그럴싸한 연주처럼 들릴 것입니다.
손가락 습관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파'나 '시'를 누르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 두 음을 절대 누르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펜타토닉 특유의 느낌을 익힐 수 있습니다.(파,시를 누루는 순간 펜타토닉 특성이 살아나지 않고 단조느낌으로 변합니다.)
4. 마치며: 두려움을 없애는 첫 단추
오늘 배운 5개의 음은 여러분을 즉흥 연주의 세계로 안내하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가이드입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유치하게 들릴지 몰라도, 이 5개 음만으로도 전설적인 명연주를 남긴 대가들이 많습니다.
"틀리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을 버리세요. 펜타토닉 안에서는 틀린 음이란 없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손가락을 움직여 보세요. 그것이 바로 애드리브의 시작입니다.
지난 글: 동호회 활동의 장단점 보기 👉[Master Sax 연재 시리즈]
다음 시간에는 오늘 배운 5개의 음을 활용해서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멋진 프레이즈(멜로디 패턴) 만들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펜타토닉을 더 음악적으로 만드는 비결을 기대해 주세요!
'색소폰 기초와 이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슬픈 노래엔 밝은 연주가 안 어울리죠? 한국인의 정서, '마이너 펜타토닉'으로 애절함 더하기 (나란한조의 비밀) (0) | 2025.12.19 |
|---|---|
| "음은 알겠는데 음악이 안 돼요?" 펜타토닉 스케일로 프로 같은 솔로 프레이즈 만드는 3가지 비결 (0) | 2025.12.16 |
| 혼자 연습하기 외롭다면? 색소폰 동호회(앙상블) 가입의 현실적인 장단점과 필수 에티켓 (0) | 2025.12.13 |
| 내 연주가 로봇 같다면? '리듬감'과 '아티큘레이션'으로 프로의 맛을 내는 법 (스윙, 악센트 실전 연습) (0) | 2025.12.10 |
| [심층분석] "고음만 불면 목이 조여요" 꽉 막힌 소리 뻥 뚫어주는 '오버톤(Overtone)' 완벽 가이드 (0) | 2025.12.08 |